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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움직인다. 살기 위해 움직인다. 여섯 번째 | 연말 스픽에서 살아남기 12월은 유난히 폭설 주의보가 잦았다. 프로모션 기획 업무가 많아지고, 눈도 오고, 시간에 쫓기게 되면서 재택을 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집이 멀어 응암동 라푼젤로 불리는 나는 출근만 안 해도 하루 3시간이 늘어나는 매직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일이 많아질 수록 무조건 재택을 하는 것이 유리했다. 재택을 하면 집중이 안된다, 자꾸 먹게 된다, 낮잠을 자게 된다. 이 모든 말들은 연말 프로모션을 앞둔 마케터(나)에겐 사치였다. 아침에 정신을 차리고 커피 한 잔을 내려서 책상 앞에 앉으면 그 어떤 저항도 없이 업무로 빨려 들어갔다. 내가 재택을 하면 오직 메신저로 물리적인 공백을 매꿔야하기 때문에 슬랙은 더 바빠졌고, 책상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일이 .. 더보기
바야흐로 연말이로구나 바야흐로 연말이로구나 다섯 번째 | 연말 스픽에서 살아남기 12월 15일 새해를 2주 앞둔 시점에 연말 프로모션의 꽃 '언락(앱 무료 이용 이벤트)'이 시작되었다. 이 이벤트는 연말에 스픽의 모든 프리미엄 콘텐츠를 N일간 무료로 풀어주는 이벤트로 앱을 다운받았지만 사용하고 있지 않은 유저와 스픽을 알고 있지만 체험해보지 않은 온드 채널 유저가 주요 대상이다. 한 해 동안 스픽 앱의 기존 유저는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모여있었고, 그만큼 활동하지 않는 돌먼트 유저도 늘어 있었다. 남은 2주 동안 이 유저들을 다시 activation 시키고, 1월 출시되는 AI 튜터도 경험하게 해야 했다. 이번 언락 프로모션은 지난 해와는 다르게 페이드 마케팅이 더해졌고, 이미 지난 블랙 프라이데이 프로모션에서 브랜드 검색.. 더보기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할 용기(2)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할 용기(2) 네 번째 | 연말 스픽에서 살아남기 "지안님 바쁘세요? 잠깐 줌 가능하세요?" 인표에게 DM이 왔다. 인표는 평소에도 생각이 많아지거나 고민이 되는 지점이 있으면 DM을 많이 하는 타입이라 크게 놀라진 않았다. 이번에는 어떤 고민이려나하는 마음에 답장을 했는데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지난 번에 지안님이 말씀하신 1월 모델링이요. 그거 저도 잘 모르겠어서, 콜튼한테 사실대로 말했어요. 지안님이 어려워하고 있다고요. 그랬더니 콜튼이 그거 별거 아니라고 도와주겠다고 했어요. 아마 콜튼한테 연락이 올거예요" 콜튼은 스픽의 창업 멤버였다가 잠시 다른 회사를 다니다가, 10월에 다시 스픽으로 돌아온 COO였다. 당시 마케팅 팀에서는 콜튼의 슬랙 답장 속도와 일 처리 능력이 뛰어.. 더보기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할 용기(1)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할 용기(1) 세번 째 | 연말 스픽에서 살아남기 처음 스픽에 왔을 때에는 뭔가 보여줘야할 것 같고, 어떤 답을 내놔야할 것 같은 부담감에 시달렸다. 그도 그럴 것이 마케팅 7년차인 나는 스픽에서 꽤 경력직에 속했고, 회사에서 나가는 모든 마케팅 비의 90%를 혼자 쓰고 있었기 때문에 그 어떤 질문에든 답을 해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지금까지 해오던 마케팅을 계속 한다고 해도, 완전히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프로덕을 마케팅하는 것은 완전히 다시 태어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이전 직장에서 참 진하고 강렬하게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스픽에서는 이전 직장에서의 일이 마치 전생처럼 느껴졌다. 데이터는 어떻게 어디까지 심어져 있는지, 도메인은 usespeak.com .. 더보기
놀라운 프로덕트, 간절한 기획자 놀라운 프로덕트, 간절한 기획자 두 번째 | 연말 스픽에서 살아남기 2022년 달력이 한 장 남짓 남자 우리의 눈빛은 또다시 바뀌었다. 지금 이 순간부터는 망설이면 안 된다. 내가 써 내려가는 이 카피는 타협의 여지가 없고, 틀려서도 안된다. 우리가 성공시켜야 하는 프로모션의 일정과 그 역순으로 세워지는 할 일들에 우리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했다. 달력에 모든 기획 일정, 디자인 일정, 퍼블리싱 일정을 선을 그어놓고 보니 12월의 날들이 31개가 맞나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바쁜 일정을 푸념할 시간조차 없었다. 우리는 달려야 했다. 이제 막 test flight에 베타라는 이름을 머쓱하게 달고 나온 이 따끈따끈한 신제품을 데리고서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했다. 한 가지 다행인 사실은 내가 AI.. 더보기
이제 전장으로 돌아갈 시간 이제 전장으로 돌아갈 시간 첫 번째 | 연말 스픽에서 살아남기 이번 연말은 나에게 특별했다. 어쩌다 보니 연말을 코앞에 둔 11월 27일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나는 이 연말을 대비하기 위해 신혼여행을 10월에 미리 다녀오는 파격적인 결정을 하게 되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신혼여행을 먼저 가기도 하냐며 의아해했지만, 동료들은 그래도 신혼여행인데 편하게 다녀오라고 했지만 도무지 2주간의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펼쳐진 그 전쟁 같은 상황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무엇보다 나는 이 연말 전쟁에 진심이었고, 누구보다 뛰어난 용사로, 최상의 컨디션으로 참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미리 다녀온 신혼여행의 만족도는 최상이었다. 1년간 스픽에 모든 신경과 에너지를 쓰느라 너덜너덜해진 심신을 돌볼 수 있었고, 하와이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