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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변화가 쌓이면 삶이 바뀌니까 여름이다. 살면서 내가 쌓은 확실한 데이터가 있다면 8월 9일, 언니의 생일이 지나면 미친듯이 뜨겁던 여름이 지나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일은 바로 그 날이다. 이번 여름도 역시 뜨겁게 굴다가 갑자기 돌아서는 미친놈처럼 내일부터는 얼굴을 달리하고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게 굴 것이다. 여름이 지나가는 자리에서 올해 여름을 회고하고 싶다. 정확히 여름이 언제부터냐 묻는다면 내가 인스타그램을 지운 4월의 중순쯤이라 답할 것 같다. 시작은 내 마음에 자리잡은 고요한 피로감같은 것이었는데 그것은 마치 어느날 창문을 열었는데 분명 어제까지 울지 않았던 매미 소리가 들리고, '이제 진짜 여름이구나!'깨다는 것과 같은 신호탄이었다. 그렇게 내 핸드폰에서 인스타그램이 조용히 사라진 이후, 내 삶은 아주 고요하고 빠.. 더보기
남의 돈을 쓴다는 것, 번다는 것 남의 돈을 쓴다는 것, 번다는 것 열한 번째 | 연말 스픽에서 살아남기 12월 마지막 주가 되자 늘어나는 예산에 압도되어 숨을 못 쉴 지경이었다. 구독 서비스의 경우 무료체험 기간을 고려하면 12월 마지막 주에 투자하는 마케팅 비용은 한 주 뒤엔 1월에 회수하게 된다. 이 말은 12월 마지막 주에는 그 효율의 운명을 새해의 신에게 맡긴 채 평소 대비 n배의 예산을 써야한다는 것이다. 지난 7년간 컨텐츠 에디터부터 브랜드 마케터, 커머스 마케터 등등 다양한 직무를 거쳤지만 그 중에서도 퍼포먼스 마케터만큼 애달픈 직무도 없는 것 같다. 퍼포먼스 마케팅이라 함은 'Paid' 매체를 운영하며 광고비 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일일텐데 말 그대로 회사의 피같은 돈을 써서 황금같은 돈을 몇 배는 벌어와야 하는 일인 .. 더보기
우리만의 플레이를 할 것. 우리만의 플레이를 할 것. 열 번째 | 연말 스픽에서 살아남기 기존 프리미엄 유저에게 AI튜터가 롤아웃되면서 유저들의 후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행히 우리가 처음 AI튜터를 경험했을 때 느꼈던 그 충격과 신기함을 고객들도 느끼는 것 같았다. 언락 프로모션을 통해 새로운 유저들이 유입되고, 전환율이 개선되면서 '어쩌면 이번에도 승리의 여신은 우리 편일지 몰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쟁사에서는 연예인을 모델로 한 TVC 캠페인을 하고 있었고, 검색 트래픽은 우리를 따라 잡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동요하지 않고,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를 침착하게 잘 풀어내는 것에만 집중했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면서 슬로베니아, 샌프란 팀은 긴 연휴를 떠났다. 고요해진 슬랙에 한국 팀원들만 외딴 섬처럼 환하게 활성 상태.. 더보기
쫓기며 부대끼며 성장하며 쫓기며 부대끼며 성장하며 아홉 번째 | 연말 스픽에서 살아남기 AI튜터 페이지 오픈을 앞두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작업은 바로 '소개 영상' 만들기였다. AI튜터의 특성상 미리 랜딩 페이지에서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했는데 그 경험을 개발적으로 구현하기에는 시간도 여력도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경험을 대신할 만큼 직관적이고도 매력적인 설명 영상을 만들기로 했다. 처음엔 랜딩 페이지 중간에 들어가는 영상 소스 중 하나이겠거니 하고, 기획 일정을 느슨하게 잡았는데 그게 화가 되었다. 랜딩 페이지 기획을 하다 보니 이거 대충 만들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새로운 서비스의 첫인상이고, 유저들에게는 전혀 정보가 없지 않은가? 나는 이 사실을 팀에 솔직하게 공유했다. '별 거 아니라.. 더보기
나의 영어 성장기 나의 영어 성장기 여덟번 째 | 연말 스픽에서 살아남기 올 한해는 다이어트와 영어 공부라는 엄청난 목표들을 달성한 해였다. 사실 다이어트와 운동은 늘 해왔고,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아는 나였지만 내가 '영어 공부'를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돌이켜 보면 매일 출근길과 퇴근 길 3시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영어 강의를 들을 때에는 즐겁기도 했다.하지만 매일 영어로 문서 정리가 시작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오던 영어 미팅이 일주일에 두개, 세개가 되면서는 나에게 영어는 즐길 수 만은 없는 무언가가 되었다. 영어를 잘하는 데인이 아파서 미팅에 갑자기 못들어오던 날, 나는 혼자서 샌프란 똑똑이들을 둘이나 상대하느라 진땀을 뺐고, 미팅이 끝나고 나서는 그들의 대화를 쫓느라 허둥지둥하던 내 모습이.. 더보기
마지막 프로모션 러닝 쌓기 마지막 프로모션 러닝 쌓기 일곱 번째 | 연말 스픽에서 살아남기 시간은 자꾸 흘러 11월 말이 되었고 우리 눈 앞에는 블랙 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이 놓여 있었다. 우선순위로 따지자면 11월의 매출을 당겨 오는 것보다 내년 1월의 매출을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했으나, 우리는 '블랙 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을 올해 1월을 위한 프로모션 러닝을 쌓기 위한 마지막 기회로 생각했다. 또한 블랙 프라이데이는 우리가 만든 웹사이트를 통해 진행하는 첫 번째 프로모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기존에는 번듯한 랜딩 페이지 없이 줄글과 구매 버튼만 있는 페이지를 통해 프로모션을 했다면 이번에는 누가봐도 프로모션 페이지다운 랜딩 페이지가 더해질 참이었다. 프로모션의 내용은 2만원 할인으로 아주 단순했으나 우리는 이번 프로모션을 .. 더보기